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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멀티서비스 장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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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06월 22일 00:00:00 |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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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트워크 업계의 장기 침체는 장비 업체들을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한 때 공급 물량이 딸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묻지 마’ 투자의 집중 대상이 됐던 이들 업체들은 현재 생존을 위한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특히 일반 기업 대상이 아닌 서비스 사업자(SP)를 타깃으로 한 업체들의 상황은 훨씬 심각하다. 기업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는 반면, 서비스 사업자의 투자는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이들과 한 배를 탄 장비 업체들은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달콤한 유혹으로 IP 멀티서비스 개념을 주장하고 있다.
미국 서비스 사업자들의 상황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90년대 장기 호황을 구가했던 이들은 2000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내더니, 최근에는 허리띠를 꽁꽁 졸라매고 투자를 대폭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피에스아이넷은 공중 분해됐고, 메트로 이더넷 서비스의 기린아로 떠올랐던 야입스도 파산 보호 신청을 낸 상태다. 올해 1월에는 글로벌 크로싱과 맥로드(McLeod)USA가 파산 보호 신청을 냈고, 윌리엄 커뮤니케이션은 올 2월 파산을 막기 위해 조치가 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살로먼 스미스 바니(SSB)가 미국 40개 대형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도 서비스 사업자의 올해 투자비용은 전년 대비 37%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상황도 별 다르지 않다. 업계에서는 그나마 KT나 SK텔레콤 정도가 투자 여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능형 네트워크로 진화
이런 가운데 서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영업을 펼쳐왔던 네트워크 장비 업체들은 새로운 시장 창출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라우팅 기술을 중심으로 데이터 네트워킹 장비에 주력했던 업체들은 IP 멀티서비스 개념을 강조하고 나선다. 간단히 말해 두 지점을 ‘빨래줄’처럼 연결해주는 전용회선 서비스로는 서비스 사업자가 더 이상 재미가 없고, 여기에 IP를 기반으로 가상사설망(VPN), QoS 등의 부가서비스를 붙여야만 서비스 사업자의 수익이 창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과거 서킷 집합(aggregation) 기능만 제공하던 라우팅 장비가 지능화된 IP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진화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과 그에 따른 가격 압력은 서비스 사업자의 큰 고민이다. 따라서 이들은 매출을 신장시키고 고객들을 다른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서비스 사업자는 부가가치 IP 서비스를 추가함으로써, 자사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고객과 함께 가치 체인 상에서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다. 위에서 예를 든 VPN, QoS 외에도 IP 서비스 수준 계약(SLA), 유연한 대역폭, 보안 및 MPLS와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추가적인 수익 모델을 확보할 수 있다.
IP 멀티서비스는 에지 라우터와 광대역접속서버(B-RAS) 측면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엄청난 트래픽을 처리해야 하는 코어 라우터는 성능과 안정성이 최우선이다. 안정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얼마나 많은 패킷을 포워딩하느냐가 장비의 우수성을 판가름한다. 그러나 가입자와 코어를 연결하는 에지 라우터는 똑똑한 지능이 필요하다. DSL, 케이블, 다이얼-업, 전용회선, VPN 등 다양한 접속 가입자를 구별해 내야하고, 각각에 알맞은 서비스 제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덧붙여 많은 가입자를 수용키 위한 높은 포트 밀집도와 다양한 인터페이스 지원도 빠트리면 안된다. DSL, 케이블 등 광대역 접속자를 받아들이는 광대역접속서버 장비도 최근 IP 멀티서비스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MPLS·VPN·QoS는 기본
IP 멀티서비스를 제공하는 에지 라우터 시장에서도 시스코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시스코는 최근 ‘시스코 7200/7300/7400/ 7500/7600’ 시리즈에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능을 보강한 신제품을 발표했다. 이 신제품은 차세대 MPLS 인프라스트럭처 및 IP 기반 기능에 통합 경로(path)를 제공함과 동시에 네트워크 에지에 지능형 서비스를 확대 제공한다.
‘시스코 7600’ 시리즈는 왠 및 메트로 이더넷 에지 집합, 인터넷데이터센터 및 기업 헤드-엔드 애플리케이션용의 레이어 2 및 레이어 3 서비스와 서비스 사업자에게 단일 시스템 상의 네트워크 에지에서 이더넷, ATM 및 프레임 릴레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시스코의 간판 라우터 ‘시스코 7500’에는 새롭게 라우트 스위치 프로세서 16(RSP 16) 및 버서틀(versatile) 인터페이스 프로세서 6-80(VIP 6-80)이 추가됨으로써 기업 및 서비스 사업자에게 다양하면서도 높은 성능을 제공하게 됐다.
국내 광대역접속서버 부분에서 레드백 ‘SMS 플랫폼’, 노텔 ‘샤스타(Shster)’와 시장을 나눠가졌던 유니스피어는 이 시장이 정체 상태에 접어듦에 따라 에지 라우터로 제품 컨셉을 변경했다. 이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 ‘ERX’ 시리즈는 VPN, 서킷 집합, 광대역접속서버 기능이 어우러진 에지 라우터로 AISC을 적용, 와이어 스피드(Wire Speed)를 보장한다. 그러나 서비스 사업자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광대역접속서버 업그레이드 물량으로 공급될 뿐, 아직까지 에지 라우터 기능으로는 국내 레퍼런스 사이트를 확보치 못했다.
유니스피어 코리아 이용길 부장은 “단순 라우팅 기능만 제공하던 라우터가 이젠 다양한 IP 멀티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면서, “과거 하나의 장비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용할 경우 성능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유니스피어 장비 경우 ASIC 기술을 이용해 와이어 스피드 보장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런 성능 문제는 시스코를 공격하는 요긴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ASIC 기술을 이용하는 주니퍼, 유니스피어 등의 업체들은 시스코가 소프트웨어(시스코 IOS) 기반으로 장비를 개발하기 때문에 와이어 스피드를 내기가 힘들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시스코 코리아 이상원 부장은 “병렬처리 프로세서를 사용, 성능엔 문제없다”고 반박하고, “대용량 트래픽을 처리하는 코어 라우터는 ASIC 처리가 유리해 시스코도 GSR에는 ASIC을 적용했다.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IP 서비스 기능은 수시로 변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IP 서비스를 신속히 제공해야 하는 에지 라우터는 유연성이 떨어지는 ASIC 보다는 병렬처리에 바탕을 둔 소프트웨어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레드백의 접근 방법은 유니스피어와 조금 다르다. 유니스피어가 한 박스에 광대역접속서버와 라우팅 기능을 집어넣었다면 레드백은 둘을 분리해 따로 제품을 내놓고 있다. 레드백은 기존 광대역접속서버 ‘SMS 플랫폼’ 외에 지난해 11월 에지 라우터인 ‘스마트에지 800’을 선보였다. 레드백은 최근 이 장비에 가상 라우터(Virtual Routing)와 무정지 포워딩(non-stop forwarding) 기능, ATM OC-3/OC-12/DS-3 인터페이스를 보강했다. 그러나 경쟁사보다 뒤늦은 기능 제공으로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니퍼 역시 강력한 성능의 ‘M5/10’을 중심으로 에지 라우터 시장에서 영업을 펼쳤지만 포트 밀도가 낮고, 저속 인터페이스 지원이 부족해 고전을 겪어왔다. 이에 주니퍼는 지난 달 유니스피어를 7억4,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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